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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말로그린사진

단조로운 일상. 1단조로운일상 [아침에 일어나 인왕산 중턱까지 산책하며 산골짜기 아무 데서나 세수를 한다. 아침을 먹고 학교를 갔다가, 수업을 마치면 기차를 타고 충무로의 신간 서점과 고서점들을 순방한다. 때로 음악다방에 들르거나 영화를 보기도 한다. 명동에서 을지로로, 청계천을 거쳐 헌책방을 순례하다가 하숙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 나면 김송의 청으로 대청마루에 앉아서 한 시간 가량 환담 시간을 가진 뒤 방으로 돌아와 자정까지 책을 보다가 잠든다. 서촌라이프 " 육첩방 하숙생, 윤동주] Y는 오늘이 수요일인줄로만 알았다. 수요일이라 믿고 있었는데 목요일이었다. 목요일이라는 것을 인식했을때는 전시를 다 보고 버스를 이미 탔을때 였다. Y는 역에서 내려 어디든 걸어가봤다. 쉴만한 카페를 찾으며 걸었는데 벌.. 더보기
Gangwon. 연어의 바다 1 연어의 바다 다시 한번 찾아온 바다는 바람이 꽤 불고 있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길목에 서서 연어들의 생과 사를 지켜보았다. 겨우 겨우 바다를 헤엄쳐 왔는데 결국 고리에 걸려 모레사장 위에 눈을 뜬채 죽어 있었다. 별로 해줄것이 없어 그냥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데 연어의 뽀얀 핑크색 배를 보고 있자니 맛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연어를 잡을건데 재수 없게 잡힌 황어는 팔닥거리며 바다에 가려고 했지만 이미 바다속에서 혈투를 벌인끝에 잡힌거라 힘이 없어보였다. 파도가 가끔 깊게 들어와 바닷물을 조금 마시긴 했지만 잠깐 팔닥거릴뿐 아마도 살 순 없을 듯 보였다. 그리고 조금 지나 황어는 횟감이 되어 버렸고, 인간남자들의 뱃속에 그리고 황어의 가슴인지 배인지 모를 살 한점은 내 뱃속에 들어가 있었다. 바다를 헤.. 더보기
소설의 위안. 1소설의위안 소설을 읽다보면 그 소설 이야기의 주인공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소설 속 주인공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고 그를 이해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를 사랑하게 되기도 한다. 소설에서 일어난 일들이 만약에 현실에서 일어났다면 우린 모두가 온갖 비방과 악플을 그 주인공들에 쏟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소설에서 나타나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게 된다. 친구가 되고 애인이 되버린 그 주인공을 어느 누구보다도 이해하려고 우린 책장을 부지런히 넘기고 있게 된다. 그 동안 내 친구가 되고 애인이되어준 주인공(신학하는 부길이, 조용한 와타나베, 사랑꾼 미도리, 진지한 후, 두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안진진, 철도역사를 좋아하는 다자키 쓰쿠르, 바람둥이 토마시, 자유인 테레자(그녀의 애완견 카레닌), 사.. 더보기
Gangwon. 하늘은 구름이랑, 바다는 파도랑. photo by. 지음 1 파도가 부숴지는 "파도가 하얗게 부숴진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했을까?"하고 묻는말에 대답은 않고 가만히 생각했다. 그말을 듣고 보니까 파도가 하얗게 부숴진다는말을 누가 언제 어떻게 생각하고 말했을까 생각하니 정말 궁금해졌다. 파.도.가.하.얗.게.부.숴.진.다. 언제 처음 말해졌을까? 그렇다면 이 문장 말고도 다른 모든 말의 처음은 어디일까? 모든 말의 처음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만약에 존재한다면 그 처음이 처음이 맞을까? 태초에 생겨난 말이 말이되어 말이 전해지고 말이 전해져서 파도가 하얗게 부숴진다를 말했겠다 생각하니 단순하기도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말은 그냥 말이되어 말이 된것일까? 2낙산에는 아주 큰 볼링핀이서있다 산 위 인지 건물 위 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그냥 단번.. 더보기
그동안. 1어느덧가을 뜨거웠던 기억이 지나간다. 환절기에 걸맞게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은 여름날씨를 방불케한다. 환절기때마다 찾아오는 각종 바이러스들은 나를 너를 괴롭게 한다. 괴로움을 잊어버리게 하는 좋음들이 들어난다. 좋아하는 브랜드 옷 가게에는 가디건이 이미 진열되어 있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찾기 보다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찾게된다. 이른 아침 152번 버스는 에어컨을 틀지 않기도 하고 차창문을 열어놓은 장면을 많이 보게된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은 반팔을 입은 사람반 긴팔을 입은 사람반 이다. 가끔씩 내방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느껴질때면 가라앉던 기분에 금새 생기가 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느덧 가을이다. 가을을 인지하지 않으면 쉽게 놓쳐버리길 여러번. 가을을 느끼자 하고 느끼려고만 하면 불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