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어의
바다
다시 한번 찾아온 바다는 바람이 꽤 불고 있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길목에 서서 연어들의 생과 사를 지켜보았다. 겨우 겨우 바다를 헤엄쳐 왔는데 결국 고리에 걸려 모레사장 위에 눈을 뜬채 죽어 있었다. 별로 해줄것이 없어 그냥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데 연어의 뽀얀 핑크색 배를 보고 있자니 맛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연어를 잡을건데 재수 없게 잡힌 황어는 팔닥거리며 바다에 가려고 했지만 이미 바다속에서 혈투를 벌인끝에 잡힌거라 힘이 없어보였다. 파도가 가끔 깊게 들어와 바닷물을 조금 마시긴 했지만 잠깐 팔닥거릴뿐 아마도 살 순 없을 듯 보였다. 그리고 조금 지나 황어는 횟감이 되어 버렸고, 인간남자들의 뱃속에 그리고 황어의 가슴인지 배인지 모를 살 한점은 내 뱃속에 들어가 있었다. 바다를 헤엄쳐온 연어도 연어대신 잡힌 황어도 조금 불쌍했지만 생각은 금새 맛있음으로 변해 있었다. 단 한가지 생선에 대해 안타까운건 생선은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다게 이상하게 안타까웠다.
2
바다위에
달이 떠있네
달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내가 가진 전화도 되는 카메라론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내 기억엔 크게 남아있고 사진으론 그 큰달을 담을 순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사진도 있고 기억도 있으니까.
3
이 생각
저 생 각
이 생각하다보니 저 생각이 나서 저 생각을 하려고 하는데 이생각도 나서 생각이 합쳐져 이게 이 생각인지 저 생각인지도 헷갈린다. 생각을 정리한다고 이 생각 저 생각하는데 이 생각을 하면 저 생각이 생각이 안날까 염려되어 저 생각을 하려고 하는데 이 생각은 어쩌나 생각하다보니 이 생각도 안하고 저 생각도 안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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