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lTradowny/말로그린사진

Gangwon. 하늘은 구름이랑, 바다는 파도랑.






photo by. 지음














1

파도가 

부숴지는




"파도가 하얗게 부숴진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했을까?"하고 묻는말에 대답은 않고 가만히 생각했다. 그말을 듣고 보니까 파도가 하얗게 부숴진다는말을 누가 언제 어떻게 생각하고 말했을까 생각하니 정말 궁금해졌다. 파.도.가.하.얗.게.부.숴.진.다. 언제 처음 말해졌을까? 그렇다면 이 문장 말고도 다른 모든 말의 처음은 어디일까? 모든 말의 처음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만약에 존재한다면 그 처음이 처음이 맞을까? 태초에 생겨난 말이 말이되어 말이 전해지고 말이 전해져서 파도가 하얗게 부숴진다를 말했겠다 생각하니 단순하기도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말은 그냥 말이되어 말이 된것일까?












2

낙산에는 

아주 큰 볼링핀이

서있다





산 위 인지 건물 위 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그냥 단번에 엄청 큰 볼링핀이겠거니 생각했다. 볼링장이 있나하고 가볍게 넘겨 짚었다. 볼링핀이라고 생각하니 볼링핀 같았다. 볼링핀이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으니 멋있는 볼링핀 같았다. 바다를 보며 볼링하는 기분을 어떨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자신있게 볼링핀이라고 자부했는데 볼링핀은 볼링핀이 아니었다. 가만히 보니 그 볼링핀은 커다란 돌상이었다.


























3

그곳이

그곳이었어





그곳이 그곳인지도 모르고 갔다. 그곳이 그곳이었고 이곳이 이곳이었다. 어릴적 여름이 되면 늘 찾아오던 바다였다. 아빠와 함께 바다에 들어가 아빠거북등에 올라 파도를 신나게 타기도 했고 모래사장 위에 텐트를 쳐놓고 밥도 지어먹고 모래성도 쌓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바다앞에서 자곤 했는데 그 바다가 그 바다인줄도 모르고 살아왔다. 모르고 살아와도 되나 싶게 모르고 살아왔다. 다시 한번 찾아온 바다는 바다 답게 바다 다운 모습으로 바다 같이 있었다. 































4

생각하는

마음 이만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 존재하는 마음의 크기가 항상 동일 할 순 없는 것 같다. 사람마음이라는 건 항시 변하는 변덕쟁이니까 그 마음의 크기를 가늠하고 잰다는 것부터가 불가능한 일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은 10인데 너의 마음은 10이냐고 묻는것 자체부터 마음을 재고 따진다는 듯이 들리기도 한다. 나의 마음이 10인데 너의 마음이 9라면 그 1때문에 억울한 마음이 드는것이 진정한 마음일까 궁금해졌다. 이만큼 주었으니까 너도 나에게 이만큼 주어야해. 


내가 너에게 사과를 주었다. 내가 너에게 사과를 5개 주었으니까 너도 나에게 사과를 5개 이상은 주어야해. 넌 그 사과만큼 주려고 한다 또는 내가 주었던 사과보다 덜 주거나 아예주질 않는다. 5개를 다 받았다면 기쁠것이고 5개를 다 받지 못하고 3개나 2개를 받고 아예 받지 못했다면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인걸까? 내 다섯개의 마음과 너의 마음이 같지 않음이 억울한 일일까? 그렇다면 다시 받는 행위자체를 떠나서. 내가 너에게 사과를 5개주었을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사과를 주는 그 마음그 행위가 좋아 사과를 주었다면 네가 나에게 사과를 준다는 것을 아예 바라지도 않고 애초에 생각지도 않지 않을까?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10이라면 너의 마음이 10이면 정말 좋겠지만 그건 가능하지 않는(어쩌면 가능한)마음의 숫자임을 알기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진정이라면 그 무엇을 바라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주는 마음. 그 마음이 너를 향한 진정한 마음이 아닐까 여겨졌다.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만큼이다 - 따지지 않기로 해본다.





























'ulTradowny > 말로그린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Gangwon. 연어의 바다  (0) 2014.10.13
소설의 위안.  (0) 2014.09.27
그동안.  (0) 2014.09.15
T의 고담시.  (0) 2014.07.19
뭐입지 뭐하지 뭐먹지.  (0) 2014.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