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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말로그린사진

Fix you. 1출근길에 이어폰이 없다는 건 1시간을 넘게 전철을 타고 가야하는데 책을 안가져왔다는 건, 머리 묶으려고 하는데 손목에 머리끈이 없다는 건, 금새 자란 손톱을 발견했는데 손톱깎이가 없다는 건, 연필이 뭉뚝한데 연필깎이가 없다는 건, 아이폰인데 충전기를 챙기지 않았다는 건, 다이어리 쓸건데 0.25펜이 없다는 건, 나노 블럭에 필요한 블럭이 꼭 하나씩 없다는 건,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데 카메라를 안가져왔다는 건, 두유라떼에 두유거품이 없다는 건... 2여행가기 전엔 준비해야 할 것 들이 많다. 조급한 마음이 들지만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조급함과 성급함을 언제쯤 무시할 수 있을까. 무언인가 빠른 시간안에 이루어졌으면 좋겠지만 무엇이든 빨리 주어지는 것은 나에게 독이 된다. 기다림은 힘들지만 기다리기.. 더보기
한달하고도 열흘. 1한달하고도 열흘 봄이 길다는 생각중이었다. 봄이길다- 가만히 셈을 해보니 한달하고 열흘정도는 봄이었다. 오늘에 들어서야 초여름이 시작되었다.(개인적인 계절감) 계절을 하나하나 그 넘어가는 모양모양을 놓치기가 싫어 적어낸다. 오늘은 벚꽃이, 오늘은 햇빛이, 오늘은 봄비가, 오늘은 꽃가루가, 오늘은 바람이 살랑인다. 봄이 다신 안올 것 같아 꾸역 꾸역 길을 걸어간다. 내일이 되면 벚꽃이 질것이고 내일이 되면 마들렌 효과를 가진 바람의 온도는 사라질 것이며 내일이 되면 봄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미세한 초여름의 기운을 느껴본다. 약간의 기온 차이를. 창문을 열어도 되는 오전의 온도를. 반팔에 가디건만 걸쳐도 되는 옷 매무새를. 겨울이불을 정리했다. 여전히 유단보는 내 옆에서 잠들고 있지만 겨울이불을.. 더보기
Don't tell, Write it. 1투명인간 백수오빤 대학을 다니다 여자와 헤어진 뒤 월남에 가서 고엽제 때문에 죽었다. 금희언닌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아버지에 의해 헤어지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다. 명희언니도 동생들에 의해 선택적으로 연탄가스중독 백치가 된다. 만수는 자신이 사는 동안 평생을 성실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지만 결국엔 차에 치여 날아가버린다. 석수는 형의 마지막 모습을 본 사람이다. 마지막엔 만수형하고 되뇌인다. 옥희는 부자가 되지만 남편은 원수가 된다. 무엇하나 잘되는 일이 없다. 무엇하나 쉽게 쉽게 되어지는 일이 없다. 백수의 죽음이 안타깝고 금희의 사랑이 아깝고 명희의 연탄가스중독은 가슴이 아프다. 만수의 성실함과 열심이 미련하다. 석수는 싸가지가 없고, 옥희는 만수오빠 등골을 빼 먹는다. 이것과 저것중에 선택을 .. 더보기
언제나 타인. 1언제나 타인 물론 알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리고 나도 물론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관으로 생각하고 판단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지금 까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큰 착각이 아니었을까 되뇌여 봤다. 나는 언제나 너에게 우리에게 타인이고 타자이다.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너에게 이야기 했다고 생각했지만 너는 모른다. 너는 그 모든것의 일부분만을 들어 그 부분만을 확대해서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네가 나에게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나는 너의 이야기 또 그 이야기 속에 포함되어 있는 너의 느낌을 모두 알지 못한다. 아니 조금도 알지 못헀다. 너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없고 나의 이야기는 너의 이야기가 될 수 없다. 너의 경험은 나의 경험이 될 수 없고 나의 경험은 너의 경.. 더보기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1의미 없음과 의미 있음 어릴 적 난 산타가 있다고 믿지 않았다. 산타의 존재는 부모님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산타의 존재를 언제쯤 눈치를 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왠지 난 처음부터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부모님에겐 말하지 않았다. 산타가 없지 않느냐고 말하고 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였는지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는 꼭 머리맡에 선물을 둘 장소를 마련해놓곤 했다. 부모님이 놓기 편하시게. 아주 어릴때는 선물을 받곤 했던 기억이 있는데 초등학교를 들어가고 나서 부터는 머리맡에 놓인 선물을 받은 적이 없었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내가 믿지 않는다는걸 눈치챈건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를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부모님과 언니의 손을 잡고 큰 마트에 가서 직접 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