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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말로그린사진

T의 고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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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좋은 옷도 입었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아주 큰 집에 집사와 단 둘이 살고 최신식 자동차며 최첨단 무기 그리고 엄청난 재력도 갖추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심지어 미남이기까지 하다. 대부분 얼굴을 가리고 나오지만 가면을 벗고 드러난 맨 얼굴은 어떤 상처와 아픔을 가득품은 눈으로 우리를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임무, 큰 책임을 짊어진채 큰 빛이 하늘에 띄워지면 모든 일을 재쳐두고서 모두를 구하러 온다. 도시의 있는 모든 사람들을 구하러.





그 사람들은 좋은 옷을 입기는 커녕 상의를 벗고 있다. 돌과 흙이 쌓여있는 곳에서 음식을 먹고 아주 작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지내며 1톤 트럭과 더러운 똥물을 무기로 삼는다. 그리고 하루하루의 삶을 소박하게 꾸려 나간다. 그리고 심지어 미녀이기까지 하다. 대부분 얼굴을 가리고 나오지만 가면을 벗고 드러난 맨 얼굴은 우리의 몫까지 가지고간 상처와 아픔을 가득품은 눈으로 우리를 나를 너를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임무, 큰 책임을 짊어진채 큰 철조의 머리가 보여지면 모든 일을 재쳐두고서 모두를 구하러 나온다. 도시의 있는 모든 사람들을 구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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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불편해서 꺼린다. 불편하니까 불편한건데 그 불편을 피하려고 이리저리 매번 잘도 빠져나갔다. 어쩔땐 신중함이라는 것으로 어쩔땐 상황을 핑계로 어쩔땐 성격을 핑계로 또 어쩔땐 어쩔땐 ....불편함이 싫어서 불편하니까 불편해지는 그 광경이 무조건 적으로 싫고 민망하니까 불편함을 불편하게 싫어한다. 불편함은 정말 불편하다. 불편하니 불편해진다. 불편한 자극을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계속 부딪히면 되는 것인가?하고 자문해보지만 불편하니 불편한 마음만 든다. 불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 불편한거 투성이니까 불편해져서 불편해지니까 자꾸 비겁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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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면서도 불안하지 않은 청춘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불안에 불안하며 그 불안속에 때론 안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불안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불안하면 더 없이 불안해집니다. 불안하지 않으면 불안한데 불안해지면 불안함속에 불안해져서 불안함을 삭혀 냅니다. 나는 불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불안하지 않음을 증명하려고 불안함에도 불안하지 않은 척 합니다. 불안합니다. 불안함 속에서 살지 않으면 불안하지만 불안함 속에 살고 있으면 불안합니다.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청춘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행복에 행복하며 그 행복속에 때론 안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해지고 행복하면 더 없이 행복해집니다.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한데 행복해지면 행복함속에 행복해져서 행복함을 삭혀 냅니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행복하지 않음을 증명하려고 행복함에도 행복하지 않은 척 합니다. 행복합니다. 행복함 속에서 살지 않으면 행복하지만 행복함 속에 살고 있으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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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는 앞 건물에서 온갖욕으로 뒤덮힌 소리가 울려대는 것을 듣고 있었다. 여자 목소리가 울린다. 아마도 방에서 싸우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는 것 같이 약간은 희미하게 들리는 듯 했다. 그 욕을 고스란히 듣고 있으니 T에 온몬 세포하나하나가 죽는 것 같았다. 원룸이 다닥다닥 모여있는 이 곳은 조그마한 소리에도 매우 민감하다. 높은층인데도 밖에서 하는 대화가 어떤 대화인지까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T는 낮잠을 자서 인지 커피 때문이지 아님 둘다 때문인지를 생각하며 새벽 늦게 까지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밖에서 또 욕소리가 들렸다. 이젠 방이 아닌 밖에서 바로 집 밑에서 나는 소리였다. 또 온갖 욕을 물고 있는 여자는 남자에게 죽일듯이 달려들며 밀어대고 때리고 물고 욕을했다. T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그 광경을 다 지켜봤다. 솔직히 T는 겁이 나기도 했다. 'ㅇㅇ동 살인사건'이라는 헤드라인이 내일 당장 신문에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자를 집에 못들어가게 하는 것 같았고 여자는 그 집에 기어코 들어가야 한다고 발악을 하는 듯 보였다. 남자를 밀쳐대고 계단을 올라 남자의 집인지 여자의 집인지 아니면 같이 살고 있는 집인지 모를 집에 들어가 온갖 것을 집어 던지고 또 욕을 하고 또 욕을 하고 또 욕을 했다. 벌써 경찰서에 다녀온 듯 싶었다. 그런 류의 대화 아니 싸움에서 알 수 있었다. T는 자신만 깨어 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더운 여름 에어컨을 틀어 창문을 모두 다 닫고 자서 다들 소리를 못듣나 싶었다. T는 생각했다. 요샌 창문 방음이 참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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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는 카페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T가 이사를 가고 자주 가는 깨끗한 카페 였다. 사람이 많은 점심과 저녁 그 중간을 피해서 카페에 갔지만 주말이여서 그런지 그런 시간에 개의치 않고 사람이 많았다. T는 콘센트가 있는 자리를 원했다. 콘센트가 있는 벽에 붙어있는 길다란 테이블에 자릴 잡고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옆자리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지만 약간의 간격이 T의 마음을 이자리에 앉아도 된다고 안심 시켰다. 약간의 간격으로 우린 타인과 약간의 선을 갖고 지낼 수 있다. T가 이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이유중 하나는 가요를 틀지 않아서 였다. 그래서 이어폰을 하지 않고 있다가 바로 옆자리에 여자의 통화소리를 듣게 됐다. 약간의 간격속엔 암묵적인 룰이 있다고 T는 생각했다. 약간의 간격으로 인해 안심할 수 있는건 이 암묵적인 룰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옆에 앉아 있는 여자는 그 룰을 완전히 깨트렸다. 여자는 여자의 엄마와 통화를 하는 듯 했는데 엄마란것을 확신하기 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자의 언성이 높아졌다. T는 이어폰은 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이미 높아질때로 높아진 언성은 그 싸움이 무엇때문에 불발된 싸움인지 이해할 수 있게 했다. T는 끝까지 그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 여자가 그 여자의 엄마랑 싸우는 것이구나 하고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의 원인인지는 불분명 했지만 여자가 엄마와 싸우는 건 분명 했다. 여자는 계속 같은 말만 반복했다. "나는 잘 못한거 없어- 엄마가 처음 부터 소리 질렀잖아!" 라고 소리 지른 것에 초점이 맞춰져서 여잔 그 싸움의 주제가 무엇인지 잊은 듯 보였다. T는 그 여자가 싸움을 하고 공부를하고 옆에 있던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원치 않게 보다가 여자가 한시간가량 더 있다가 카페를 나가는 모습을 또 원치 않게 볼 수 있었다. T는 이 원치 않는 일이 다 이어폰을 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라고 단정하고 다음엔 꼭 이어폰을 하고 다녀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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