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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말로그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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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온다. 이미 와 버린지도 모르겠지만 여름이 오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찌는 듯한 더위는 물론 냉한 기운이 느껴지는 추위도 같이 떠오른다. 에어컨의 찬바람으로 추워하고 있었다. 냉방의 영역에서 벗어나 따뜻함을 느꼈을때 옆에 있던 친구가 겨울보다 여름에 춥다라는 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고 생각하니 그런 것도 같았다. 겨울은 추우니까 겨울인데 여름은 아니지 않은가 여름은 더워야 여름인데 어느곳이든 냉방을 팡팡 틀어대니 춥다춥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는 것 없이 바쁘다. 마음도 바쁘고 몸도 바쁜 것 같다. 마음이 바쁘니 내 육체는 가만히 있는데 종일 움직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가만히 앉아서 단어를 생각해 내는 일들을 미뤄왔다. 단어를 적어내리고 싶은 마음은 충만한데 쉽사리 옮겨 놓질 못했다. 늘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요새는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있기가 버겁다. 

'완전한' 독립을 준비중이다. 그러마하고 벌여놓은 일들이 아닌데 이제는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십대의 마지막 과제는 아무래도 독립이 될 것 같다. 그것도 '완전한' 독립. 해야 할 것들이 쌓여간다. 다달이 빠져나가는 아주 쉬운 돈들과 각종 공과금을 생각해보니 어마어마한 숫자로 다가온다. 현실 현실 거렸는데 이젠 정말 현실이다. 기억해야 할 것이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다. 왜이제서야 깨닫게 됐는지 너무 늦게 깨달은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근데 또 이런 류의 독립은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좋은게 아닐까도 생각하니 뭐 답은 없는 것 같다.
















2

이젠 집이 집같다. 집이 집같지 않음에 여기가 어딘가 하고 중얼 거리기도 했고 매번이고 되풀이 되는 낯설음에 익숙해지기 위해 열심히 쓸고 닦고 정리하고 옮기고를 반복했다. 아직 정리할것이 남아 있는 듯도 한데 그게 뭔지는 감이 잡히질 않는다. 머물던 집에 두고온 것들도 한번에 챙겨서 가져와야하고 사야할 것들도 있다.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것도 같은데 이 안정이란건 아마 평생 두고두고 해야할 일이지 않을까 생각하니 그냥 불안정하면서 사는 것에 익숙해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과연 불안정이란 것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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