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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말로그린사진

한달하고도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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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하고도 열흘










봄이 길다는 생각중이었다. 봄이길다- 가만히 셈을 해보니 한달하고 열흘정도는 봄이었다. 오늘에 들어서야 초여름이 시작되었다.(개인적인 계절감) 계절을 하나하나 그 넘어가는 모양모양을 놓치기가 싫어 적어낸다. 오늘은 벚꽃이, 오늘은 햇빛이, 오늘은 봄비가, 오늘은 꽃가루가, 오늘은 바람이 살랑인다. 봄이 다신 안올 것 같아 꾸역 꾸역 길을 걸어간다. 내일이 되면 벚꽃이 질것이고 내일이 되면 마들렌 효과를 가진 바람의 온도는 사라질 것이며 내일이 되면 봄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미세한 초여름의 기운을 느껴본다. 약간의 기온 차이를. 창문을 열어도 되는 오전의 온도를. 반팔에 가디건만 걸쳐도 되는 옷 매무새를. 겨울이불을 정리했다. 여전히 유단보는 내 옆에서 잠들고 있지만 겨울이불을 고스란히 접어 다음 겨울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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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사랑을










머리속에 문장들이 가득하게 엉켜있다. 꽉꽉 채워져서 좁은 틈을 이용해 밀고 당기고 밀고 당겨서 빠져나온다. 빠져 나온 문장들은 또 다시 기억속에 흩어져버린다. 일단 앉아야 한다. 몸을 의자에 딱 밀착시켜 컴퓨터에 손을 올리고 빠져나온 문장들을 적어낸다. 글자하나하나를 입력하고 문자가 되고 문장이 되고 문단이 만들어지고 이야기가 되기까지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나도 잘 알지 못한다. 적어진 이야기를 보고나서야 이게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구나 하고 생각한다.(어쩔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때도 있다.) 이렇게 카페에 앉아 무언가를 적어내기까지(그러니까 공개적으로) 다양한 어둠을 통과했다. 아직 통과중인 것도 있지만 이 곳에 글을 적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내가 햇빛에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임을 깨닫는다. 

우리는 빛을 보아야만 살 수 있다. 빛으로 건너와 빛을 내리쬐고 빛을 흡수해서 빛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야한다. 물론 어둠속에서도 우리는 빛을 발산 할 수 있어야한다. 어둠이 없어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어둠에 내 몸이 점령 당하지 않게 빛을 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면 나의 몸과 마음을 빛으로 물들어야한다. 





깊은 어둠속에 갇혀버린 자들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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