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기 위한 감추기, 감추기 위한 드러냄. 1'배달이요-!' 큰소리에 깜짝 놀란다. 잠시 어깨를 들석거렸다. 뒷통수가 잠시 아릿했다. 겁이 많아지고 있다. 치안에 대한 걱정은 잘하진 않았었다. 아예 안했다고 해도 될만큼 그런건 나에게 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살았던 것 같다. 얼마전 건물주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앞 건물에서 시끄럽다는 전화가 계속 온다고 고시공부하는 학생이라 예민해서 주의해 달라는 전화였다. 주인 입장도 난처해 보였고 조금 억울하긴 했지만 그냥 알았다고 주의하겠다고 하고 전활 끊었었다. 근데 전활 끊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기분이 조금 나쁘기도 하고 별 웃긴 놈이 다 있네 하고 말을 뱉었다. 저번에 집들이 할때 빼곤 시끄럽게 군적이 없는데 주인이 괜히 떠볼려고 한건지 정말 앞집사람이 주인에게 전활해서 뭐라해대는건지 알도리가 없는 일이.. 더보기 her. The moon song 난 달위에 누워 있어요 내 사랑, 곧 그리 갈게요 그 곳엔 조용히 별들이 빛나나요 시간은 모두 사라지고 우리는 수만리 떨어진 그 공간에 둘이만 함께 알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 당신께 숨기는 건 없어요 어두우면서 빛나는 그 곳 내 사랑, 당신과 함께라면 난 좋아요 수만리 떨어진 그 곳에 우리는 달 위에 누워 있어요 완벽한 오후죠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당신의 그림자가 온 종일 나를 따라오고 우리는 수만리 떨어진 곳에 있죠 더보기 난 달위에 누워 있어요. 1약간 춥다. 이곳에 오기전에 무언가를 많이 먹은 탓에 배는 불러 몸이 무겁고 정신은 점점 몽롱해진다. 배부르고 졸리고 으슬으슬하다. 아직 한여름도 아닌데 카페들은 너나할거 없이 에어컨을 팡팡 틀어댄다. 언니가 보내준 라텍스 매트릭스 덕분에 아주 편하게 잠자리에 든다. 오늘 아침에도 아니지 정오쯤에 일어나 라텍스의 기운을 한가득 끌어안고 일어나기 싫은 기분으로 한참을 누워 있었다. 느릿느릿 일어나 잠들기전에 이불 옆에 갔다놓은 자리끼를 한모금 두모금 세모금 마시고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식사를 하고 어제 새벽에 보다만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남대문 꽃시장엘 갈까 카페에 가서 종일 있을까 영화를 보러 갈까 생각했다. 오늘은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더보기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1 바로 옆자리에 두 남.녀가 앉아 있었다. 아직 십대의 습관들을 잊어버리지 않은 스무살을 넘긴 대학생들이었다. 여자는 내가 졸업한 동 대학의 연영과였고 남자는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모양이었다. 원래는 세사람이었다. 두명의 여자 한명의 남자. 한명의 여자가 일이있는지 금방 머물다 가고 두사람이 남아있었다. 두사람은 어색함을 들키지 않으려 두시간내리 떠들석하게 자신을 들어냈다. 그 어색함은 이성에게 보이는 그런 류의 어색함이 아니었다. 여자의 걸걸한 욕지거리가 남무하는 입버릇과 남자가 보이는 어색하고 즐거운 반응. 친하다고 말하긴 어렵고 친하지 않다고 말하기 힘든 그런 사이 처럼 보였다. 여자는 쉴새 없이 자신의 아둔함을 들어냈고 남자는 쉴새 없이 그 아둔함을 아둔하지 않게 받아 들였다. 이십대 초반에서 .. 더보기 아주 시원하고 천박하게. 1 희미해 희미하게 보이는 어떤 현상. 지금이라도 무엇을, 가령 공모전이나 영어회화나 글쓰기 소설쓰기 시쓰기 같은 것을 아는 것 다이어트 라든지 건강해지는 식습관 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아직 29이고 벌써 29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어떤 것들을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만약에 가까운 사람들이 나에게 편을 달라는 투로 말을 한다면 아주 시원하고 천박하게 그들의 편을 들어주겠노라고 다짐했다. 사실 그게 잘 안된다. 공감 능력 같은거. 옳고 그름에 익숙해진 내 뇌는 따져 묻는다. 온전히 그들의 편이 되어 김애란작가가 편혜영작가에게 그러듯이 '아주 - 시원하고 천박하게' 그들의 편을 들리라 마음 먹었다.집에 들어가기가 싫다. 한고비를 넘기고 다섯시간이라는 경의로운 시간을 이곳에 뿌리박은.. 더보기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