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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말로그린사진

75분의 1초에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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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있다. 카페 창으로 보이는 오후의 빛, 오후의 기운이 지지 않길 바라지만 늘 그렇듯 밤은 언제나 찾아온다. 밤이 오는게 두렵다. 밤이 오면 얼른이고 내일이 오길 바란다. 아직 지지도 않은 오후의 빛을 보면서 내일을 기다린다. 아직 지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여행을 다녀 왔다. 다녀 온지 딱 일주일이 지났버렸다. 지나 버린 시간이 75분의 1초에 순간 처럼 지나간 듯 하다. 아이들을 만나 선물보따리(?)를 건내주었고 그 동안의 일을 이야기 했다. 서점에서 바로드림으로 비행운을 샀다. 비오는 날 노량진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그렇게 먹고 싶던 띵크 카푸치노를 먹었고 동탄으로 가는 길목에서 목숨의 위협을 여러번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날이 좋은 날 한강에서 1시간에 3천원하는 자전거를 타고나서 1시간의 고된 운동으로 돗자리를 깔고 누워 치킨과 대화를 하고 치킨과 이야기를 마쳤을 때 쯤 우린 지는 해를 등지고 한강을 바라보며 진정한 사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2

진정한 사이에 계속이고 이야기를 해보지만 그럴듯한 정의는 내리지 못한 상태다. 순수한 마음의 관계라든지-계산이 들어가지 않은 계산적이지 않은,꾸준히 지속되는 관계라든지-꾸준한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노력과 노력하고 싶은 마음, 말하지 않아도 알아 주는 참 마음이라든지-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많은 말을 나눈 사람 등등 개인이 가진 진정한 으로 정의 내릴 수 있겠지만 그것이 딱 진정한 사이라고 말하기엔 어려운 일이다. 


관계를 맺을 때면 진정성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관계를 맺고 싶지만 그 진정성이라는게 참 풀기 어려운 도덕 문제와도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마다 가진 진정성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에 진정성있게 대하려고 하면 나의 진정성은 언제나 상처를 입는다.  나의 진정성으로 인해 다른 누군가도 상처를 받겠지 하고 생각하면 사고는 정지한다. 텔레비전에서 유명 강사가 연예인들과 함께 나와 질문 시간 같은 것을 가졌다고 한다. 한 연예인이 자신은 모든 사람을 진정성있게 대하고 싶은데 매번 다른 상황속에 진정성있게 대하는 게 힘들다고 이야기 한것을 들었다.(친구를 통해 들었다.) 그 유명 강사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어떻게 모든 사람을 진정성 있게 대할 수 있냐고 그건 불가능하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진정성있게 대하는거 그거면 된다고 그거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선 속으로 이런 질문을 해봤다. 모든 사람을 진정성 있게 대할 순 없는 건가? 답은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을 진정성 있게 대할 수도 대하지 못할 수도 아니 안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그래 우선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내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부터 진정성있게 대하자고 참 마음과 애틋한 감정으로 그들을 대할 수 있게 노력해보자고. 



그런데 내가 그들에게 진정성 있게 대하지 않는가? 진정성이 무엇일까? 다시 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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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이었다. 7시 즈음 번뜩 눈이 떠졌다. 눈을 뜨니 눈 앞에 놓인 내 방문이 보였다. 잠들기전에 빨리 내일이 오길 바라며 잠을 청했는데 밝은 새벽인 것을 인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이 내일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지속되고 있는 이 무거운 감정이 사라지지 않아 당황했다. 밤중에도 아침에도 정오에도 그러니까 모든 하루가 무겁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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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경하고 무심하다고 희미하게 알고 있긴 했다. 근데 그 무심함과 무신경함이 확고히 들어나니 무심함으로 대할 수 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