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lTradowny/말로그린사진

잠을자다가 책을자다가 책을읽다가 잠을읽다가.











0

말로 그린 그림은 말그린 그림이고 20130317.

눈으로 보고 생각을 하고 그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 이것을 '말그림'이라 한다고 한다.(러스킨은 여행을 하면서 스케치를 하라고 권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인상을 굳히려면 글을 써야 한다고, 그의 말로 하자면 "말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판을 뛰어 다니는 그런 말이 아닌 - 말 그대로 마알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방안에서 옷을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공기중에 눅눅한 약간은 무거운 느낌이 들었지만 기분 나쁜 공기는 아니다. 반대쪽 침대로는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투과되어 알맞게 침대로 하얗게 떨어진다. 마치 새벽빛 같기도 하다.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베게와 아무렇게나 어질러진 이불 위에 그려져있는 그 빛이 예뻐 한참을 바라보았다. 불을 키지 않으면 어두운 방안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 덕분인지 제법 아침 분위기를 자아낸다. 침대와 침대사이에 한사람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의자하나가 놓여져 있고 그 의자 위로는 일어나자마자 마셨던 빈 커피잔이 놓여져있다. 커피 잔 위에다 바나나를 껍질을 놔두었다. 가만히 창문으로 소리가 들어온다 윙윙 웅웅 - 아마도 옆집에서 여행자들의 빨래를 하는 것 같다. (러스킨의 '말 그림'은 어떤 장소의 생김새를 묘사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심리학적 언어로 그 장소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풀을 대범해 보이고, 땅은 소심해 보였다]이기 때문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는 많은 장소들이 미학적 기분이 아니라 심리적 기준에서 우리에게 아름답게 비친다는 점을 인식했다. 즉 색깔의 조화나 대칭과 비례 때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나 분위기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이다. 























1

천장의 팬 선풍기는 천천히 돌아간다. 약간의 바람을 내며 눈에 보이는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큼지막한 쇼파에 몸을 구겨넣어 최대한의 편한 자세를 찾아 책을 펼쳤다. 그날의 오후엔 창밖의 온도는 매우 높았고 그 온도에 맞춰 그곳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카페안의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많은 여행객들이 이미 다녀간뒤였고 스쳐가듯 잠시 머물다 그곳을 떠났다. 우리가 있는 업스테어엔 석양빛이 스며들고 있었고 나는 늘 그렇듯 쇼파에 몸을 실어 책속에 들어갔다.


-말로 그린 그림은 말그린 그림이고 20130317.

밖에서 카페를 들어 올때면 눈앞이 잠시 깜깜해지다 눈은 어느새 제자리를 찾는다. 삐그덕 거리는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2개로 나누어진 공간이 펼쳐진다. 한개의 공간으로 정하고 그 곳으로 발길을 옮기면 천장으로는 펜이 쇠에에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고 그 펜을 통해 바람이 전달되어 시원한 공기가 느껴진다. 벽에 걸린 사진들이 하나하나 눈에 걸린다. 공간 중에 편해 보이는 검은 쇼파에 가서 몸을 푹 담그듯 앉는다. 몸을 담그고 서빙되어온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다. 내가 앉은 쇼파 옆 벽에는 큰 창문이 박혀 햇살을 받아내고 있다. 


여행을 다녀온지도 벌써 반년이 훌쩍 넘었다. 아직 남아있는 그날의 온도와 공기 카페안의 음악 그리고 여행객들의 냄새, 나를 지배하고 있는 보통의 생각, 손목을 아릿하게 만드는 고통, 그리고 이미 녹아 없어진 얼음이 없는 아이스아메리카노의 맛까지 사진을 보면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다가오지만 어렴픗이 밀려드는 생각의 언저리에 있는 라오스는 다시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2

내가 지금 갈구하는 건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생각한다. 잠을 자다가 책을 읽다가 생각 하다가 글을 쓰다가 다시 잠을 자다가 책을 읽다가 생각 하다가 글을 쓰다가 다시 ... 반복되는 패턴으로 지속되는 생각들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생각들을 글로 적다보면 어느샌가 정리되어진 생각이 문자가되어 읽어내려진다. 

놓치고 있는 생각들이 너무 많다. 기억해야지 해놓고 놓쳐버리기 일수다. 공공연히 바쁘다는 핑계로 생각하지 않고 정리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한다.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얽혀버리기 일수면서. 잠시만 멈추어도 얽혀버리는 것들을 오랜시간 놓치고 있다. 생각하고 적어내려고 하니 어느것부터 적어 내려야 할지 두서가 없다. 그냥 적기로 한다. 그냥 아무말이나 하다 보면 되겠지 하고 결론을 짓는다.










3

내 방 창문으로 밤이되면 보이는 어떤 움직임이 있다. 그 움직임을 계속 보고 있자니 처음엔 겁을 집어먹고 쳐다보지 않았다. 계속되는 움직임에 무서운게 아니고 윗충에서 무언가 달려있는게 나플나플 거리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계속 보고 있자니 내방 창문에서 왔다갔다 하는게 혹시 천사는 아닐까 생각했다. 천사를 기다리고 있는지라 그냥 천사라고 생각해 버리고 싶어 천사라 여기고 천사로 믿을까 한다. 그렇게 믿어 버리니 진짜 천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다. 


어제 동탄엘 다녀왔다. 어제 이후로 일주일간의 스트레스가 없어진 듯 하여 오늘은 하루종일 컨디션이 좋았다. 카페에서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는 지금도 기분이 썩 괜찮은게 내일도 그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다다다음날도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는다. 무언가를 계획하고 간건 아니었다. 정말 계획한거 하나 없는데 더블엠은 날 오해하고 계속 자기 마음대로 생각했다. 자길 이용해도 좋다나 뭐래나 웃긴다. 너 이용해서 어디 쓸데가 있다고... 속으로 말했다.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난 결단코 계획하고 온게 아니니까. 송탄이나 영등포는 뭔가 지겨웠다. 차를 몰고 갈데가 있을까 생각하니 내가 아는 곳이라곤 동탄밖에 없었다 내가 만약에 서울에서도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난 끌고 다닐 것 같다. 그만큼 운전을 잘하는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어제일만해도 주차를 하려고 하면 뱅뱅돌기 일수 였고 또 초행길에서 헤매는건 당연해서 이상한 길로 갔었다. 오산역이 아련하게 보이는 어떤 뒷길...내려주고 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 유리병 두개를 샀다. 하나는 큰병 하나는 작은병 엄마가 보내준 유자를 담기위해서였다. 유자로 겨울을 날 수 있을만큼 정말 많은 유자를 보내왔다. 유자를 병에 담으면서 이걸로 겨울을 나야겠다 마음먹었다.  지금 내가 바라는 건 따뜻한 체온의 온기지만 현재의 나로선 그건 바랄 수 없으니 유자를 끓여 먹고 또 먹어야 겠다는 건설적인? 생각을 했다.












4

나는 꽤 신중한 사람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편이며 말조차도 꺼내지 않는다. 입에 바른말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않으며 마음에 없는 말을 해야 될때가 오면 영혼없이 대답해 앞에 있는 사람이 정말 눈치가 없는 이상엔 모두다 눈치를 챈다. 거짓말 같은 인생을 살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해야 될때가 오면 최대한 거짓을 말하지 않는 선에서 끊는다.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많아지면 내가 없어지는 기분이 들어 거짓말을 멈추기 위해 행위를 힘들게 힘들게 멈추어 낸다. 어느 누군가 나에게 그런말을 했었던 것 같다. 자신을 좀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 무겁게 여겼던 것을 가볍게 끌어내려 버리는 사람을 한심해 한다. 내 생각일 뿐인데 그들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것들인데 내가 너무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고민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진지하지 않는 것은 매력이 없다. 경솔하고 가벼워 한심해 보인다. 내 잘못인가 그들의 잘못인가.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긴 애매한 느낌 별로다. 성숙하지 않은 생각과 행동은 질색이다. 잠시동안의 공허함을 덮으려는 수작과 허술함 자기자신을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 얆은 생각과 또 그에 따라오는 가벼운 행동들 평생을 그렇게 살아갈까?라고 질문해 보지만 답이 없다. 성숙하지 않음에 진저리를 쳐본다. 과연 난 성숙한 사람일까 생각해보지만 내 자신을 평가해볼때 상대적으로 성숙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절대적으로 성숙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것일까? 
























'ulTradowny > 말로그린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거야.  (0) 2014.05.19
제목이 없는게 제목.  (0) 2014.05.08
75분의 1초에 순간.  (0) 2014.05.03
불가한 날에 쓰는 생각.  (0) 2014.01.01
성산에 올라.  (0) 201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