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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말로그린사진

잘 오셨읍니다. 여기서부터 청춘입니다.





















1

오,

나의 청춘이 멀어진다








깊은 새벽, 천장을 바라보며 눈만 껌벅껌벅 거린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 가슴이 아려와 생각하기를 그만 둔다. 생각을 할라치면 가슴이 아파오는 것을 보고 아무래도 생각에 의한 질병이 아닐까 여겼다. 천장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니 생각이 몰려와 다시 눈을 떠 천장을 바라봤다. 결국엔 옆에 있던 스탠드를 켜 책을 집어 들었다. 


천장엔 무수한 것들이 떠다닌다. 상념, 잡념, 고뇌, 외로움, 쓸씀함 그리고 희망. 어떤 일말의 희망. 약간의 희망으로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때 베스트셀러로 청춘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주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의 제목 처럼 정말 아프니까 청춘인건지 아파야만 청춘인건지 아프지 않고 청춘일순 없는건지 매번 꼬리를 물게 되는 생각의 연결고리는 끊임없이 청춘임을 되새김 해준다. 이렇게 천장만 바라보다 청춘이 가버리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다가도 이런게 청춘이 아닐까 여겨졌다.


책을 읽다 너무 술술 읽혀지는게 의심스러웠다.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인가 생각했다. 술술 읽혀진다는게 왜 이상한 것이 되었을까 생각했다. 술술 읽혀지니 술술 읽혀지는 것을 의심하다 술술 읽혀지는 책을 거의 다 읽어갔다. 술술 읽혔지만 술술 읽혀지는 책을 다시 접고 잠을 청했다. 술술 읽혀지는 남은 분량을 내일은 정성들여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천장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2

둥둥둥,

하낫 둘, 하나

하낫 둘, 하나

하낫 둘, 하나아









새벽시간, 열댓명의 여자들이 공 위에서 둥둥둥 거린다. 나도 공 위에서 어리버리 둥둥둥 거렸다. 내 친구 또한 옆에서 어리버리 둥둥둥 거린다. 둥둥둥 거렸다 싶으면 공 위에서 엉덩이 점프를 하며 계속 돌고 돈다. 하낫 둘, 하나... 하낫 둘, 하나 엄청 돈것 같은데 아직 하나 밖에 안한 것 같아 잠시 멈춰서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공 위에서 둥둥둥 거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 기분 좋다!

온 몸에 멍이 든것 같다. 약간이 움직임에도 근육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가만히 좀 있으라고 보챈다. 내 배에 마치 자가 새겨진 것 같아 들춰보면 그냥 통통한 뱃살이 들어난다. 하루 운동 했는데 세상 모든 걸 짊어진 기분이다.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게 정말 오랜만이라 땀을 흘리는 내 모습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다리를 쭉 뻗고 스트레---칭 한다. 스으트레치잉하고 공에 등을대고 몸을 한껏 실어 만세를 부른다. 신음이 저절로 나온다. 허억-  정말 힘든데 눈앞이 뿌옇고 앞이 안보일정도로 힘들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인데 계속이고 운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계속 하다 보면 살도 뺄 수 있고 살대신 근육이 붙어 체력도 좋아지고 체력이 좋아지면 뭐든 잘 할 수 있지 않을까란 건설적인 생각을 했다. 일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운동하는게 목표다. 




















photo by. 황무지













3

11월1일과 

12월1일의 

사이









11월 1일에는 만연한 가을이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가을을 느꼈었다. 가을을 계속 붙잡아 두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는 일이니까 그날의 가을을 오랫동안 기억해야 겠다 다짐했다. 12월 1일은 눈이 내렸다. 첫눈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첫눈이었다. 날짜를 알고 있다는 듯이 때 맞춰 내리는 눈에 정말 정말 정말 겨울이 왔구나 싶었다. 

11월과 12월 사이에 겨울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춥지가 않았다. 어떤 인터넷 뉴스에서는 때이른 개나리가 피었다고 기사를 내고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추운 것을 싫어하지만 겨울은 추운 계절 아닌가 춥지않음에 서운해 할때 쯤 12월을 알리는 눈이 내리고 이렇게 추워도 되나 싶을 정도의 추위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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