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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차안에 진동하는 역한 냄새에 창문을 열고 싶었지만 이미 그 냄새에 적응 했는지 추위에 무서웠던 건지 창문을 열고 싶진 않았다. 무어라 중얼 중얼 거리는 말에 대답하고 싶진 않았다.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입씨름은 소용 없는 짓이라는 걸 애저녁에 깨달았으니까 -믿음이 없는 생각의 움직임에 어쩌다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 생각했다. 오랜 습관에 찌들어 버린 무식한 행위. 절대적인 것이 없다면 고칠 수 없는 지독하고 지독한 술의 노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짧지도 길지도 않았다. 4차선 도로엔 새벽에 걸맞게 차들이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목에 크게 자리잡은 제지공장에선 구름처럼 연기가 뭉게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꿈을 달리고 있었다. 그 연기가 연기같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다 연기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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