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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의 usb/Thailand: 15F540C

SIAM. 운듯.


















1

눈이 뻑뻑하고 무겁다. 압력이 있어 눈을 꾹꾹 눌러댄다. 입안이 까슬까슬 하고 어깨도 천근만근 아무래도 체력이 많이 떨어진것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곳의 날씨는 사람을 무력하게 만든다. 오늘 하루가 참 길다. 짐을 여러번 쌌다 풀렀다를 반복하며 결국엔 다시 제자리다. 내일 또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길건데 낯설음의 반복에 조금 제정신이 아닌 듯 하다. 


지금 태국 전역은 송크란 축제를 준비 중 이다. 그래서 다음주 부터는 발목이 묶일 예정이라 요번주에 많이 돌아다녀야 겠다고 계획하고 있는데 또 그게 계획 처럼 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이곳에서의 계획은 계획일뿐 내 생각처럼 되는 일이 없다. 여기저기 왔다갔다를 반복하고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상황들에 의해 그 생각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체력적인 것도 문제이고 여러모로 복잡하다. 복잡함을 갖고 있는게 싫지는 않다. 풀어내면 되고 인지하고 이해하고 수용하면 된다. 








2

눈물이 계속 난다. 그 동안에 참았던 것들을 쏟아 내듯이 울어대는 통에 눈이 가라앉을 시간이 없다. 울지 않으마 하고 다짐 같은 걸 한적이 있다. 무색하다. 그 많은 눈물은 가슴에서 나오는게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케케묵은 감정의 찌끄레기들이 와락 하고 쏟아지는 느낌이다. 슬픈건 없다. 그냥 살아내면 되고 또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앞으로 나가면 된다. 근데 이젠 이럴만한 힘들이 남아있지 않나보다. 무엇에 눌려 살았는지 무엇에 아파하며 살았는지도 잊어 버리는 느낌에 그 아픈것들을 끄집어 내는 것 같다. 끄집어 내는 생각의 무게에 가슴이 눌려 눈물은 계속이고 흘러내리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내일도 울것이고 내일모레도 울것이다. 여행이 끝날 때 까지 울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 운듯 하게 운듯하면 된다.


지혜를 가지고 살아내지만 지혜의 선이 연결되지 않아있다. 새로운 것들을 공급받아 살아야 하는데 영양결핍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선을 연결하면 된다. 선을 집어들어 연결하면 되는데, 그게 또 어렵다.

















3

이소라 전곡이 나왔다. 어젠 10일이었고 오늘이 11일이다.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한테 우는게 좋은거라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