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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의 usb/Thailand: 15F540C

SIAM. 비구름을 몰고 다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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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왔다갔다 한다.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혼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됐는데 하필이면 그런 날 이런 날에 하늘은 흐리멍텅 하고 습하고 바람이 왔다갔다 한다. 택시를 타고 BTS가 있는 곳에 가고있었다. 좀 습한거겠지 하고 택시를 탔는데 역근처에 다 올때 쯤 차가 정차를 한다. 기사는 트랙픽 쨈- 트래픽 쨈이라고 나지막히 이야기를 해준다. 처음엔 못알아 먹고 에? 거렸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트래픽 쨈을 부끄럽게 이야기한 것 같았다. 근데 차가 밀리는 것도 모자라서 비까지 들이 닥친다. 소나기 같기도 한데 영어로도 태국어로도 소나기가 뭔지 몰라 기사에게 이 비가 무슨 비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래 방콕은 넓디 넓으니까 내가 가는 곳엔 비가 내리지 않을거야 라는 희망을 갖고 BTS를 탔다. 더워도 실내에서 비가와도 실내에서 주로 활동을 하지만 이번엔 방콕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그러니까 어떤 쇼핑센터 같은 데가 아니라 실외로 밖으로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혼자 나온거니까 탐방을 하고 다음번엔 또 다음번엔 더 멀리 오랫동안 걸으면서 돌아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sok에 있는 Terminal21안에 있는 카페를 고르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왠만한 곳엔 다 있으니까 왠만하면 스타벅스는 가고 싶지 않았는데 진득허니 앉아 있을 공간은 스타벅스 밖에 없었다. 아아를 먹을지 뜨아를 먹을지 고민하다 아아를 먹었다. 목이 마르면 아아가 먹고 싶은건 진리니까... 배앓이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대범하게 아아를 시켰다. 내 발음을 잘 못알아 듣는게 좀 아이러니 한게 아.이.스.아.메,리.카.노 진짜 또박또박 발음 했는데 두번 물어댄다. 아이스.아메.리카노.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알아듣고 주문을 받는다. 높은 사각 테이블 높은 의자 두개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내 주변으론 모두다 외국인이고 현지인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어딜가든 방콕엔 외국인이 참 많은 것 같다.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한사람 지나갈만한 공간은 되지만 말 그대로 다닥다닥 옆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는 거리에서 무언가를 하려니 조금 꺼려지긴 했지만 이야기하는 건 그냥 소리 물소리 같은 소리일뿐 알아 듣지 못하니 이건 괜찮다 싶었다. 난 한국사람이고 내 주변엔 한국사람이 있지 않아서 편하게 무언가를 적고 읽고 할 수 있었다. 오늘 엽서 네장 중 한장을 다 썼다.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했고 터미널21을 둘러보면서 맘에드는 느낌있는 공책도 두권사고 간단하게 요기거리도 하고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음에 어떤 안정감 같은 걸 느꼈다. 물론 한국에서 있는 것 과는 다른 모양의 안정감이지만 이 안정감을 누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 아니 어제 쓴 글이 공개가 되어 있지 않았는데 이소라 전곡을 보내 주었다니 이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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