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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과 비행기는 별개이다. 별개이지만 비행기를 타려면 공항에 가야하고 공항에 가게되면 대다수는 비행기를 타게되어있다. 난 공항에 가야 했다. 비행기를 타러.
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타기 위한 과정을 거친 뒤에(그 과정이라 하믄 짐을 내려서 짐을 카트에 올려놓고 항공사를 찾아 짐을 부치고 티켓팅을하고 밥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검색대를 지나서 출국심사를 하고 면세점에 들려 면세품목을 사고 커피를 가볍게 한잔 하고 벌써 가까이 와버린 이륙시간에 어느새 비행기에 올라 있음) 비행기 지정좌석에 앉아 방송을 들으며 비행기가 뜨고 있는 것을 집중해서 지켜봤다. 비행기가 기울어져있는 각도대로 내 몸은 기울어진 ㄴ자가 되어 하늘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승무원들을 조용하게 정신없이 움직인다. 손님들이 목마를까 음료를 준비하고 점심시간에 맞춰 기내식도 준비한다. 디저트는 센스있게 치즈케익아이스크림이었고 난 커피를 달라고 외쳤다. 금방 서비스 준비한다고 한다. 그래서 네에-거리며 어미새를 기다리는 새끼새마냥 목을 쭈욱 빼고 앉아있었다. 공항에 오기전 버스에 오를때 부터 피곤해 있던 몸이 비행기에 오르니 더욱 피곤하다고 아우성을 쳐댔다. 그 아우성은 카페인을 부르고 카페인을 부르는 내 중추신경계는 각성효과를 바라고 있었다. 커피를 홀짝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조금 먹고 아이스크림을 조금 먹고 또 커피를 홀짝 마셨다 커피를 홀짝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조금 먹었다. 커피를 마셨는데도 어떤 효과가 별로 일어나지 않는 듯 했다. 잠은 오는데 비행기에서 잘 수 없는 몸인지라 이렇게 저렇게 하며 책을 읽다가 영화를 듣다가 여행공책에 테이프를 붙이고 또 책을 읽다가 기내면세집도 보다가 책을 읽다가 보니 시간은 어느새 두시를 넘고 있었다. 정확히 세시이십분이면 난 다른언어 다른문화권에 발을 들이게 된것이었다. 도착시간이 다가오니 더 강력한 각성제가 필요했다. 그래서 커피를 한잔 더 달라고 어미새를 졸랐다. 커피가 약인듯 물인듯 마셨고 커피만 마시니 잠시 머리가 깨어진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비행기는 착륙울 마쳤고 준비되어진 커다란 빈자리에 주차를 하듯 비행기는 멈췄다. 기장이 주차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커다란 비행기를 운전하니까 당연히 자동차 주차도 잘하겠지?라는 시덥잖은 생각도 중간에 헀다. 기분이 조금은 붕떠있는 느낌으로 다시 한번 이 곳 방콕에 발을 디뎠다.
이번여행까지 태국은 네번째 방문이다. 매번 이곳에 와도 별것 한거 없이 가곤 한것 같은데 근데 또 몇번 왔다고 올적부터 아무 느낌이 없었던 것 같다. 비행기에서는 내내 우울했고 내내 몽롱했다. 무언가 텅빈 느낌을 찾아내기가 여간 쉽지가 않은게 여행을 기대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태국의 어떤것에 기대를 했다면 그건 밥아이스크림이라고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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