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을
낙엽을 주워 주머니에 넣는다. 집에가서 좋아하는 소설책에 꽂아 놔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집에 가면 누워 있기 바쁘다. 쇼파가 내 몸이고 내 몸이 쇼파다. 낙엽을 지긋지긋 밟는다. 그럼 가을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낙엽을 밟으면 사그락 사그락 감촉이 느껴진다. 가을은 잠시 있다간다. 가을엔 책을 더 많이 읽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회사 도서관에 가서 소설 코너에서 기웃기웃 거리다 괜찮은 소설책을 발견한다. 단숨에 읽어버린다. 아깝다. 다음에 뭐 읽을지 고민하는건 이 세상을 방황하는 기분이다. 책을 사고 싶은데 재미있는 책에 대한 정보가 없다. 정보가 없다는건 공급 받는 곳이 없다는 것 책을 읽어야 한다. 세종대왕은 같은 책을 천번을 읽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책의 페이지 수는 적었으리라 800페이지가 넘진 않았겠지. 이번년도에 정말 잘한건 두꺼운 책을 읽었다는 것. 가을이 더 멀리 가기 전에 책을 더 읽어야 한다. 세종대왕처럼 같은 책을 몇백번 읽을까 잠시 생각했지만 아직 읽어야 할 책들은 많다. 정보가 없을뿐이다.
2
ㄱ ㅈ ㅎ
복권에 당첨이 되면 일단 나는 너희들에게 맥북을 사줄거야(맥북프로) 그리고 무지에 들러서 사고싶은걸 다 사게 한다음에 바로 프라자 호텔에 가는 거지 그리고 그곳에서 수십일을 있어도 되니까 있고 싶을때까지 있으라고 할거야 조식은 당연한거고. 복권에 당첨되면 말이야. 근데 알지? 나 복권 안사는거? ㅈ 매일 일하기 싫다 하면서도 추위를 두려워 하면서도 매일 같이 출근하는 너가 존경스러워 가끔은 미도리가 되어도 괜찮아. ㅎ 너랑 잠시 동안이지만 같이 지낼 수 있어서 기뻐 비록 같이 지내면서도 잘 못 보지만 말이야. 전부 다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께. 그러니까 너희도 날 이해해야해.
3
마르첼리노, 마리안느
마리안느를 만난 뒤로 아내에 대한 감정이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이제 막 깨달았다. 정말 잃을 수 없는 대상은 마리안느가 아닌 가족이었다. 가족애 앞에 남녀간의 사랑은 먼지와도 같다는 것을, 66p
4
태양론
욕심이 짙어진다. 전부가 아니다. 그것이 아닌 것은 견딜 수 있는 힘을 소진시킨다. 전부가 중요한 사람임을 자각한다. 나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는 건 네가 전부라는 것. 사실은 내가 지구이다.
5
yourself and your
“당신이 당신이여서 고마워요”
6
고백
고백을 해본 적이 있던가? 누군가가 다가와 주지 않으면 그러니까 무언가가 내가 먼저 와주지 않으면 그냥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을뿐 아무것도 하지 않아. 나는 용기 있는 사람도 아니고 자신감이 충만하지도 않고 낯을 가리고 말재주가 있지도 않으니까 그냥 벽을 치고 쳐서 가려내기에 속이 시끄러워. 생각이 깊음으로 포장해 버리기도 하고 성격으로 치부해 버렸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또 맞는 말도 아님을. 먼저 닿으려고 하면 돌아오는 건 어떤 상실감 같은 것들인 적이 많았고. 시간을 갖고 싶어. 더 잃어버리긴 싫어. 싫어하는 건 잃고 싶지 않아서야. 진득하게 고백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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