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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는 깨우 언니의 고양이이다. 루시는 이 곳의 하나뿐인 고양이다. 루시는 1층에서 4층까지 자유롭게 왔다갔다를 반복하며 때론 책상에서 때론 책장에서 때론 부엌에서 떄론 침대에서 때론 의자 밑에서 잠을 잔다. 루시를 볼때면 주로 자고 있는 모습이어서 의욕이 없어보인다.루시는 집에서만 키우는 애완견으로 자신의 한쪽 팔을 베고 잠을 자는데 그게 사람같기도 하고 보고 있노라면 쟨 뭔가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이 곳 동물들은 길가와 도로에 널리 분포되어 주로 개들의 천국으로 차가지나가든 사람이 지나가든 널부러져 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왕노릇을 한다. 지나가다가 그 모습을 볼라고 치면 아주 가관도 아니다. 비켜주지도 않고 될때로 되라는 식의 표정과 몸짓이 은근히 날 놀리는 느낌도 없지 않아 받는다.
오늘도 낮잠을 실컷 잤다. 두시간 안되게 깊게 잠든 것 같은데 그래도 낮잠을 자고 나면 한결 몸이 가벼워 지는 느낌이다. 무겁던 머리도 가볍게 느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동물들이 그렇게 널부러져 있는 이유가 나와 같은 증세가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물론 문화적인 배경도 무시할 수 없는(이 곳 사람들은 개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환생을 믿기 때문에 자신이 개로 태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떠돌이 개라도 지극정성으로 밥을 챙겨주며 절대로 때리지 않는다.)일이지만 개들도 고양이도 이 곳 날씨에 영향을 받아 저렇게 의욕이 없고 널부러져 있는 것이 아닐까란 짧은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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