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1고로 당신이 좋다, 라는 말은 당신이 무슨 색인지 알고 싶다는 말이며 그 색깔을 나에게 조금이나마 나눠달라는 말이다. 그 색에 섞이겠다는 말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당신 목에 두른 스카프 색깔이 그게 뭐냐고 말하지 않는다. 한 여자를 알았다. 나는 그녀가 빨간색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그녀는 파란색이었다. 정반대의 색을 가지고 있어서 한순간 주춤 물러서기까지 했다. 그럴 경우, 내가 그쪽으로 옮겨가는 수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얼마를 더 만났더니 그녀는 차라리 흰색이었다. 2왜 헤어짐의 상태에서는 사랑하지 않았던 거라고 믿게 하는지를, 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하게 되는지를, 왜 헤어진 이후로는 정확하지 않은 것만 생각하게 되는지를 모르고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는지를, 어쩌면 그토록.. 더보기 타인에게 말걸기. 1나는 타인이 내 삶에 개입되는 것 못지않게 내가 타인의 삶에 개입되는 것을 번거롭게 여겨왔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그에게 편견을 품게 되었다는 뜻일 터인데 나로서는 내게 편견을 품고 있는 사람의 기대에 따른다른 것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할 일이란 그가 나와 어떻게 다른지를 되도록 빨리 알고 받아들이는 일뿐이다. 은희경 [타인에게 말걸기] 더보기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 였다. 나는 생각한다 키스와 침대 빵을 나누는 사랑을 영원한 것이기도 하고덧없는 것이기도 한 사랑을 다시금 사랑하기 위하여자유를 원하는 사랑을 찾아오는 멋진 사랑을떠나가는 멋진 사랑을 파블로 네루다 [나는 생각한다]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그래도 당신을 내게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군요. 그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키스도 침대도 빵을 나누는 것도, 보내주는 것도 사랑이라고. 다만 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이 사랑이라고. 제게는 어려운 그 말들을 하시고야 마는군요. 그래요,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을 말입니다. 공지영[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날을 어둡고 쓸쓸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고넝쿨은 아직 무너져 가는.. 더보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1닥터 사베드는 안헤도니아라고 진단했다. 영국 의학 협회에서는 행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갑작스러운 공포에서 생기는 것으로, 고산병과 아주 흡사하다고 규정한 병이었다. 스페인의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 흔한 병이라고 했다. 이곳의 전원적인 풍경에 들어오게 되면 갑자기 지상에서 행복을 실현하는 일이 눈앞의 가능성으로 대두되면서, 그런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하여 격한 생리적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2어쩌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사실상 존재하진 않는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우리는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알랭드 보통 [왜 나.. 더보기 물탱크 WAteR, Tank * 013 #013 더보기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