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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의 usb/Thailand: 15F540C

SIAM. 캡틴 플래닛이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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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끝자락에 다가가니 여간 서운한게 아니다 익숙해질 즈음에 떠나는 것이 여행인 듯 익숙해 지려고 하니 한국에 갈날이 몇일 안남았다는게 실감이 잘 안난다. 서운한 걸로 꼽자면 망고와 촘푸를 더이상 먹을 수 없다는 것부터 스웬센 망고아이스크림, 엠케이의 꿍과 초록국수, 어디든 싼 가격에 갈 수 있는 택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수많은 카페들과 티카페, 어디든 크게 자리잡고 있는 대형쇼핑몰 까지 이 모든것을 싸잡아 제일 서운한 걸 꼽자면 언니랑 다시 떨어져야 한다는 거다.


오늘은 언니랑 씨암에 다녀왔다. 살것도 있고 구경도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겸 느지막히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씨암까진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한다. 방콕은 정말 넓은 도시고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오토바이도 많고 어딜가든 교통체증은 늘 따라다닌다. 오늘은 씨암을 가는데 한시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여기와서 100밧이 넘게 택시를 타본적은 처음인 것 같다. 그냥 BTS를 탈걸 그랬나 하고 언니랑 얘기할때쯤 씨암에 거의 가까이 와 있었다. 택시에 오래 앉아있었더니 뭐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버렸다. 이것저것 살건사고 먹을건 먹고 하다 티카페에 가기로 했다. 좋은 데 자릴 잡고 티세트를 하나 시키고 커피도 하나 시켰다. 티카페라서 커피를 시키는게 조금 꺼림직 했지만 예상외로 커피의 맛이 아주 좋았다. 티세트도 스콘 두개와 마카롱 두개, 머핀 다양한 쨈 그리고 티카페 답게 티가 아주 훌륭했다. 우리의 주문 실력을 보고 언니와 난 처음왔는데 잘 시켰다며 만족해 하며 여유를 즐겼다. 언니랑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한다. 사실 예전에는 언니랑 어떤 진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조금 쑥스럽고 그랬었다. 근데 이젠 어떤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는게 예전보단 수월해 졌다. 아직은 조금 꺼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나도 나이가 드는만큼 언니도 나이가 들기에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으리라 생각했다. 언닌 논문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무엇을 할지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하고 넌지시 고민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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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 한달 남짓 잘 쉬고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막힘 없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던 시간들 이었다. 비록 날씨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체력적으론 힘들었지만 말이다. 모든 해주고도 더 주고 싶어하는 언닌 뭐 사고 싶은건 더 없는지 어디 가고 싶은덴 없는지 더 먹고 싶은 건 없는지 제차 묻는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언니를 안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오만함이 있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있던 만큼 이곳에서 언니와 함께 생활을 하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언니가 속속 들어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고 한편으로 쓸쓸해 지기도 했다. 




내가 캡틴플래닛 같이 힘이 쎘으면 좋겠다. 땅,불,바람,물,마음이 모여 캡틴 플래닛이 되듯이 우리 가족이 모두 모여 모두 캡틴플래닛이되어 각자의 자리에서 막강한 파워를 일으켰으면 좋겠다. 내가 이 곳에서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내 마음대로 하며 쉼을 누렸듯이 한국에서도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누리고 사는 여유있는 삶이 되길 기도했다. 그러기 위해서 난 꼭 캡틴플래닛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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