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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동안 품고다녔던 나를 보냈다. 방콕에 와서 처음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닌 날, 모두가 캠프를 떠나고 오롯히 혼자가 된 날, 나도 모르게가 아닌 나도 알 수 있게 500밧을 도둑 맞은 날, 공격적인 햇빛을 뚫고 땀을 한바가지 쏟아내며 맛있는 점심을 했던 날 이 모든 날을 합쳐 봉투에 넣고 테이프를 붙여 나를 보냈다. 한국으로 79밧에.
여행을 다닐 적이면 매번 보내왔던 엽서였다. 이번에 여행을 올때도 당연하게 보내야지 하고 생각을 했던 참이었다. 느낌있는 엽서를 고르는 것 부터 느낌있는 편지를 쓰는 것까지. 오늘 우체국에 가서 엽서를 보내는데 걱정에 걱정을 거듭하며 엽서를 보냈다. 테이프를 붙이는데 이게 안떼어지려나 걱정했고 직원에게 건네주는데 저 사람이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했고 주소를 내가 잘썼나 생각했고 한국에 가다가 바다에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했고 한국에 도착해서 우체부가 실수해서 다른 곳에 보내면 어쩌나를 걱정했다. 언니에게 "언니, 이거 잘 가겠지?"하고 제차 묻기도 했다. 계속 지니고 다니던 것을 보내고 나니 허전하기도 했고 가볍기도 하고 이제 할일은 다 끝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그랬다. 매번 느끼고 매번 입에 무는 말이지만 시간은 참 빨리 흐른다. 이제 엽서도 보내고 이 곳에서의 생활을 이제 차차 정리하려고 하니 그냥 그렇게 지나버리는 시간들을 잡고 싶어진다. 나보다 늦게 도착하게 될 엽서소식을 기다리며 대담하게 담대하게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
근데 엽서 잘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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