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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걷지도 않았다. 한 2분 남짓 걸었을까? 뜨거운 햇빛에 뒷통수가 절절 끓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손을 들어 뒷통수에 살짝 얹었는데 진짜 뜨겁다. 예배를 마치고 BTS를 타러 가는 길이었다. 5분도 안되는 거리에서 벌써 지쳐버린 정신과 내 육체는 물을 원하고 있었다. 워떠워떠-
오늘은 걷자하고 걸었다. 걷자하고 걸었더니 별로 힘들지 않았다. 비록 살은 까맣게 탔을 수도 있지만 원래 까마니까 그냥 괜찮겠다 싶었다. 가고싶은 카페가 있었다. 열심히 지도를 돌리며 찾아간 카페는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단다. 그 앞에서 서서 잠시 서있다. 다른데 가면 되지 싶었다. 다른데 가려면 그러니까 다른 곳이 어딨는지 알려면 별로 그닥 좋아하지 않은 그런 행위를 해야한다. 검색같은거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하는 검색, 카페검색, 블로그검색, 지식인 검색 등등 네이버를 꾹 누르고 검색어를 잘 생각해서 해야하는 검색말이다. 그래도 해야한다. 이 엄청난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린 상태고 이대로 가다간 길바닥에 쓰러지지 싶었다.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검색 없이 여행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검색해보고 그러고나서 가도 그곳이 좋을까 나쁠까 알 수 없는 일인데 그래도 우린 검색하고 또 검색해야한다. 어떤 정확함과 안정성을 위해. 검색을 정말 잘했지 싶었다. 조금 걸어가다보니 제이에비뉴가 있었다. 우선 화장실에가서 더위에 나가버린 정신과 땀을 정갈하게 정리하고 늦은점심을 먹기위해 좋은 자리를 물색했다. 제이에비뉴에서는 이 식당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냥 그런거 상관없이 그냥 빨리 앉아서 여유를 부리고 싶었다. 식당 앞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음식을 시킨뒤에 더위에 지친 내 영혼을 위해 아주 천천히 책을 읽으며 음미하며 먹었다. 기분 좋은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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