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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의 usb/Buan: 찬란했던 월광

Buan. 절름발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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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소녀가 있다. 절름발이 소녀가 왜 절름발이 소녀냐면 발을 절름이기 때문이다. 발을 절름거려서 그 소녀는 절름발이 소녀이다. 절름발이 소녀는 잠을 자기전엔 물을 벌컥벌컥하고 마셔댄다. 그리곤 잠을 청하는데 금방하고 잠이든다. 절름발이 소녀는 자면서 화장실에 갈만도 한데 가지 않는게 신기한 노릇이다. 발을 절름거려서 가지 않는 것일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물을 머금은 절름발이 소녀의 뱃속은 마치 파도처럼 출렁인다. 물을 머금은 절름발이 소녀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서도 물을 벌컥하고 마셔댄다. 물을 많이도 마시는 듯 보인다.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도 소녀는 계속이고 발을 전다. 쩔뚝- 쩔뚝- 밥을 먹고 있는 그 순간 그러니까 앉아 있는 중에는 쩔뚝 거리는 다리를 볼 수 가 없다. 앉아 있으니까. 앉아있는 절름발이 소녀는 앉아 있을 때 만큼은 절름발이 소녀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만큼은 절름이지 않는다. 아침을 하고 절름이며 방에 돌아온다. 방으로 돌아온 소녀는 책을 들고 침실에 올라간다. 책은 읽는 둥 마는 둥 잠을 자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인지 책을 읽기 위해 잠을 자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잠이든 소녀는 그때만큼은 절름발이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만큼은 절름이지 않는다. 아침이 오면 점심이 오듯이 점심을 맞이한 절름발이 소녀는 다시 절름거리며 계단을 내려가 점심을 준비한다. 점심을 준비할때 발을 절름인다. 쩔뚝- 쩔뚝- 그 소녀는 절름발이라서 발을 절름거린다. 하지만 앉아 있을때 만큼은 그 소녀가 절름발이 소녀인지는 잘 모른다. 앉아있는 그 순간만큼은 절름발이가 아니다. 다시 소녀는 절름발이가 되어 방으로 돌아온다.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 다시 책을 들고 발을 절름이며 침실로 돌아가 잠을 자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인지 책을 읽기 위해 잠을 자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또 그렇게 잠이든 소녀는 그때 만큼은 절름발이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만큼은 절름이지 않는다. 점심이오면 저녁이 오듯이 저녁을 맞이한 절름발이 소녀는 다시 절름거리며 계단을 내려가 저녁을 준비한다. 저녁을 준비할때 발을 절름인다. 쩔뚝- 쩔뚝- 그 소녀는 절름발이라서 발을 절름거린다. 저녁을 먹기위해 앉아 있을 때 그 순간만큼은 절름발이가 아니다. 저녁을 마친 소녀는 다시 절름이며 방으로 돌아온다. 방으로 돌아온 소녀는 욕조에 물을 받아 놓는다. 물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소녀는 자신의 몸이 물이 되어 욕조에 담은 물과 함께 물을 머금는다. 그 순간만큼은 절름발이 소녀는 절름발이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만큼은 절름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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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왔을땐 이미 그 아인 다리를 절고 있는 상태였다. 길을 가다가 다리를 접질러서 사단이 난 것이었는데 황당하게도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았단다. 그냥 잠시 삐끗 거린거 그거 하나라는데 저렇게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이 꼭 백미터를 전력질주하다가 심하게 넘어진 사람처럼 심하게 절룩인다. 


오늘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물을 벌컥 마시고도 잠이 깨지질 않았다. 비몽사몽 윗층 침실에서 아래층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엄청 큰 모습으로 퇑하고 넘어졌는데 안죽은게 감사하다고 해야하나 정말 심하게 크게 넘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아프진 않다. 아프지 않다는건 아니다. 아픈데 넘어진거에 비하면 많이 아프지 않다는 거다. 넘어지면서 팔꿈치 허리 머리로 차례로 부딛쳤다. 그놈의 양말을 신는게 아니었는데 넘어지고 나니 아파서 잠시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넘어지고 나서 괜찮은가 싶더니 예감했던대로 밤이 되니 고통이 심해진다. 이따가 욕조에 들어가 아픈곳을 만져줘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 아침이 두렵다. 아파서 못일어나면 어쩌지.



넘어지고 나니 그냥 잠시 삐끗한 아이의 다리가 생각났다. 그냥 잠시 삐끗했는데 오늘 내가 넘어진 것 처럼 넘어졌다면 저 아인 어떻게 됐을까..약한건 알았지만 정말 허약한 아이구나 하고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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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에서 불안하지 않으려고 부단히도 생각을 한다. 셍각이 많으면 불안하지만 생각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기에 생각을 하기로 한다. 생각을 하고 그 끝엔 뭐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미 결론이 난 것일수도 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결론을 잠시 생각지 않기로 한다.  부안에서 불안하지 않게 불안하지 않은 부안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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