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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의 usb/Thai,Taiwan: LEGO!

SIAM. I lik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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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의 말






어깨를 살짝 만진다. "저기요- 너무 고마웠어요" 이거면 됐다 싶었다. 비행기를 타고 이곳으로 오는 동안 약간 억울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진심이 어린 한마디 말에 억울했던 마음이 사르륵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또 들려오는 목소리 "고마워요".









새벽 시간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다. 버스에서 내려 공항에 들어가니 바삐 오고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할일이 많아 마음이 바쁘게 흘러갔다. 22키로의 짐을 해결하고 나니 몸이 가뿐하게 움직여졌다. 하지만 여유 부릴 틈이 없어 두꺼운 외투를 맡기고 출국장에 들어가기 위해 긴줄에 섰다. 이렇게 긴줄은 처음이다. 밖으로 길게 서있는 줄도 모자라 출국장 안은 그야말로 지그재그의 줄이 빽뺵하게 이어졌다. 다들 여행을 가나 싶었다. 물론 나도 여행을 가는 사람이지만 1년의 마지막달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좌석을 예약할때만 해도 내 옆자리엔 아무도 없었다. 비행기 맨끝쪽엔 사람이 없어서 그쪽으로 일부러 예약을 했는데 내 자리를 찾아 안으로 계속 걸어들어가는 동안 불안한 기운이 엄습한다. 사람이 너무 많고 빈자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분명 내자리가 맞는데 사람이 앉아 있었다. 어르신 세명이 동시에 날 쳐다보는게 아무래도 자리를 바꿔달라는 표정을 금방 인식하기가 무섭게 정중하게 말씀하신다. 자리를 바꿔줄 수 있냐고 자리가 어디시냐고 되묻고 가운데 통로쪽을 가르키는 모양을 보고 있으니 불쑥 짜증이 났다. 부러 시간을 들여 좌석을 고민하고 예약했는데 그건 헛수고가 되고 비행기를 타는 기쁨 중에 하나인 하늘을 더 가까이서 보지 못한다는게 억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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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됨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정리를 해봤다. 나는 왜 억울한 것일까? 무엇이 억울한 것일까? 내가 계획한 대로 되어지지 않아서 일까? 내 자리라고 생각한 것을 침범해서 일까? 다시 되물었다. 저 자리는 내 자리일까? 다른 사람이 앉아도 되지 않을까? 내가 창가자리에 앉지 못하면 큰일이 날까? 물론 더 좋음과 더 나쁨이라는 것이 있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내것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모두 덧없음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알고있지만 집착이나 소유욕을 버리기가 쉽진않다. 불쑥불쑥 다가오는 상황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마음을 뺴앗기고 만다.

사람이 가득찬 비행기안은 그야 말로 오합지졸이었다. 투어를 가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불편한 사항을 많이 직면해야 했다. 승무원들도 정신을 못차리고 여기저기서 부르는 사람들의 소리에 바삐 몸을 움직였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한다면 좋을텐데 하고 한숨을 푹푹 쉬었다. 기내식이 나오니 불편했던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역시 사람은 배를 어느정도는 채워야 유순해진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나니 비행기안에 불이 꺼지고 조금은 편안한 시간이 찾아오나 싶었지만 하나 둘씩 몸을 일으켜 돌아다니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럴땐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버리는게 낫다 싶어 영화를 신중히 골랐다. 또보고 또 보고 언제봐도 재미있는 노팅힐을 골라 천천히 음미하듯 영화를 집중해서 봤다. 영화를 보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두시간 밖에 못자고 공항을 와서 그런건지 늘상 잠이 들지 못했던 비행기안에서 처음으로 잠이 들었다.

비행기가 착률할때면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을 느낀다. 그 기분도 잠시 드르륵 하고 비행기는 땅을 달린다. 다 내리자 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의자에 앉아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옆으로 서있던 분께서 어깨를 살짝 만진다. "저기요- 너무 고마웠어요" 이거면 됐다 싶었다. 비행기를 타고 이곳으로 오는 동안 약간 억울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진심이 어린 한마디 말에 억울했던 마음이 사르륵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또 들려오는 목소리 "고마워요". 그 옆으로 있던 어르신들께서 계속 말씀하셔서 몸둘바를 몰랐다. 억울했던 마음과 불편했던 마음이 민망하게 다가왔다. 조금 더 친절하게 양보할걸- 또 지나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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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ime












다섯번이면 많이도 왔다 싶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비행기에서 내려 훅하고 끼쳐오는 더운공기에 놀라곤 했는데 이젠 익숙한듯 아무렇지도 않았다. 입국수속을 위해 기다리는 줄이 어마어마 했다. 인천에서도 긴줄이다 생갔했는데 여긴 더 더 길었다. 입국심사도 어느때와 다르게 심해졌다.(테러는 있어서도 안될 단어다) 그래서 더 줄이 길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 많고 기입해야 하는 것도 많아졌다. 약간의 영어소통에 진땀을 빼고 짐을 찾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언니에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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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입니다











기다리면 된다. 기다리면 언제든 들어주신다. 기다림을 쉽게 여기는 건 아니지만 스치듯 생각하는 것 까지 알아주시는 섬세함에 늘 감탄한다. 작년의 시간들이 겹쳐진다. 많은 것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신 손길이 느껴진다. 그래서 저에겐 지금 모든 것이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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