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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downy/보통의 일상

고개숙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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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지하철을 탈때면 어떤 반항심 같은 것이 생긴다. 지하철의 특성상 한정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한다. 바로 이거다. 스마트폰을 하는 행위. 이 행위에서 내 반항심은 스마트폰을 하지 말라고 아우성 친다.


지하철 긴의자에 앉아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어느날엔가 의자에 앉아 있는 열댓명의 사람들이 한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 스마트폰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불과 얼마전이까지만 해도 이렇게 모두가 화면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너나 할거 없이 5인치 남짓한 그 좁은 화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어떤 젋은 남학생은 이어폰을 꼽고 예능 다시보기를 하고 양복을 입은 남자는 기사를 읽고 교복을 입은 여고생 두명이 나란히 앉아 까똑을 하고 정장을 입고 회사원인듯 보이는 여자는 페이스북을 보고 있고 시장엘 다녀오시는지 장바구니를 무릎에 끼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는 날씨를 본다. 유독 지하철을 탈때면 고개숙인 사람들을 많이 대면하게 된다. 2-3년전에 대학을 다닐때만 해도 메트로,포커스,노컷뉴스 등등 지하철 신문을 보거나 엠피쓰리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창밖을 바라본다거나 다양한 모습이 존재 했었는데 이젠 그런 모습의 다양함은 찾아 볼수가 없다.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5인치의 세상을 응시한다.


부러 스마트폰을 안할때가 있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에 오를때면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꺼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물론 내 일상은 기계와 밀접해있다. 서울을 오고 갈때면 실시간 지하철어플과 버스어플을 봐야하고 한번도가보지 않았던 곳을 찾아가려 할때면 길찾기 어플도 유용하게 쓰곤한다. 각종 정보 습득과 재미거리 세상돌아가는일 등등 핸드폰, 노트북으로 일상을 채울때가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작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스마트폰에 대한 반항심이 쏟구친다. 애를 써야지만 스마트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보니 놀랍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LTE라는 신문명이 나오기전까지만 해도 그리 오래 쳐다보지 않고 있었던 기계에 불과했었다. 이젠 습관적으로 기계를 잡아 손을 들고 고개를 숙이는 텅빈 몸짓을 할 때가 많다. 시간을 확인하려고 화면을 보곤 그 새 다른것을 보고 있는다. 다른것을 보곤 또 다른것을 보고 또 다른것을 보고 금새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잊게된다. 시간이 몇시인지는 잊은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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