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한 날에 쓰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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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러니까 저번달에 아니 작년 12월에 글쓴 목록이 단한개 밖에 되지 않음에 짜증 같은것이 난다. 무엇을 보고 내리 달려댄건지 알 수 없음에 다시 한번 부정적인 감정들이 쏟구쳐 올라온다. 쉼이란것이 없다. 아니 쉼이라는 것을 언제 누렸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달이 넘게 계속되는 파도처럼 밀려드는 일의 연속으로... 마음은 내가 느낄 수도 없을 만큼 피폐해지고 삭막해져 있다.
지금은 2014년이고 무엇을 다짐했는데 그 다짐을 되새기는 난 살짝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그것을 지키기위해 무던히 애쓸 생각이다. 그 다짐 아닌 다짐은- 매일 매일 일기를 쓰는 것 글을 쓰는것. 이다. 그렇지 계획아닌 계획을 세운 이 시점은 1월1일 이고 새해이고 신정이고 첫날이고 쉬는날이고 빨간날이고 공휴일이고 수요일이고 그냥 지나가는 날에 불가하다. 이 불가한 날에 난 그러니까 다시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첫날에 카페에 앉아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손가락을 따라 생각을 하고 있다.
얼마나 고대하고 고대하던 시간이던가 - 그렇지 무언가를 계속이고 써가며 생각이란것을 글로 표현해야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는데 그런 시간이 없었으니 광야같은 인생이 더 광야같아지는 것 같아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던 것 같다. 무엇인가를 정리해야하는데 너무 긴시간동안 방치하고 있던 생각들이 해일과도 같이 밀려와 날 덮쳐온다. 어떻게 써야 할지 또 고민하지만 방법이 없음이 방법이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쓰는 것이 방법이겠거니 하며 나를 다독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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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다는 것은 단순히 구속되어 있지 않거나 의무에 묶여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유를 주는 것은 해방이나 이탈이 아니라 편입과 소속이다. 그 무엇에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는 공포와 불안을 불러 일으킨다. 자유롭다frei, 평화Friedw,친구Freund와 같은 표현의 인도게르만어 어원인 'fri'는 '사랑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자유롭다는 것은 볼래 '친구나 연인에게 속해 있는' 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바로 사랑과 우정의 관계속에서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묶여 있지 않음으로 해서가 아니라 묶여 있음으로 해서 자유로워진다. 자유는 가장 전형적인 관계적 어휘다. 받침대 없이는 자유도 없다. 시간의 향기(머무름의 기술) 한병철.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유로운가?를 질문해 봤다. 난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난 자유롭지 않다. 무엇이 날 자유롭지 않게 하는 것일까? 어째서 난 자유롭다고 느끼지 않을까? 난 가족이란 테두리안에 딸과 동생이라는 이름으로 소속되어 있고 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언니 또는 동생 또는 명령되어지지 않은 많은 단어들로 그들에게 소속되어 있다고 느끼는데 말이다. 그리고 회사에 속해있고 또 그에 따른 일을 맡고 있다. 나름의 포지션이 있으며 그곳에 소속아닌 소속되어 있다고 느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딱 한 부분인 것 같다 자유롭다의 어원이 사랑하다라는 뜻을 대입시킬 수 없는 곳. 딱 한 곳 지금 내 일상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회사라는 생각을 한다. 내 하루를 수치로 매겨보자 일단 쉽게 10이라는 숫자로 하루를 말한다면 회사에서 차지 하고 있는 부분은 8.5이다. 꽤 많이 가져간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시간적인 부분으로도 이겨낼 재간이 없으며 내 감정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소모한다. (아 인정하기 싫다 감정소모까진 잃기 싫다) 내가 느끼는 자유란 내 감정을 속이지 않으며 내 마음을 펼칠 수 있는 것 그것이 자유라고 정의하는데 그 곳에서는 많은 부분 감정을 속이며 많은 일들 속에 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래 할애한다는게 제일 큰 문제겠다. 내 시간 돌려달라 내 휴식을 돌려달라! 소리쳐 웅변하고 싶다.
그래도 나를 배려하고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자유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래 우선 이걸로 안정을 삼는다. 하루라도 빨리 자유를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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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나에겐 꿈이란게 있다. 그래 무언가를 꿈꾸고 있다. 잠이들었을때 꾸는 꿈이 아닌 미래에 대한 꿈같은거 말이다. 예를들자면, 좋은 집에서 사는 꿈. 그 좋은 집 내 방 사면이 책장으로 되어 있어 책으로 둘러쌓여 있는 꿈. 좋은 차를 사는 꿈. 어떤 글을 써서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어 인세를 계속이고 받으며 글을쓰며 보고싶은 책을 모두 읽으며 한량처럼 사는 꿈. 여러가지를 꿈꾸며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지만 나에겐 그저 그냥 그런 꿈일 뿐이다. 꿈은 꿀 수 있지만 희망은 갖고 있지 않다. 말그대로 그냥 꿈이다. 많은 대중의 사람들이 나의 꿈과 희망! 꿈을 갖게 되어 희망을 찾게 되었어요! 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를 동일시 여기는데 나에겐 꿈과 희망은 다른 단어이다. 그래 - 그냥 꿈. 또는 희망.
희망은 없다. 나의 유한성과 허무성을 깨닫고 있다. 희망을 갖지 않음에 희망을 갖는다. 희망이라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어느 정도 절망을 막을 수 있다. 절망가운데 살지만 절망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 절망만으로도 살아가는 희망을 꿈꾼다. 희망이 없지만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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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히 생각할 것.
생각하되 생각을 놓치지 않을 것.
매일 매일 글을 쓸 것.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 더욱 솔직해 질 것.
여전히 혼자를 두려워 하지 않을 것.